[류이나의 맨 IN 무비 ]영화 속 남자들의 로망 캐릭터

2018-02-28 18:35


[투비스 류이나 기자]세월이 흘러도 남자들의 로망이 있다면 남성성을 상징하는 '강한 남자'가 아닐까. 누아르부터 범죄영화가 남자들에게 유독 사랑 받는 이유다. 멜로가 사라지고 범죄 스릴러 영화, 시대극 등 유행 장르가 전환되는 시간 동안 범죄액션영화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남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범죄 영화 속 캐릭터를 정리해봤다.



- '친구'(2001) 장동건&유오성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니가 가라 하와이' 등 명대사를 남긴 '친구'는 2000년대 남자들의 '로망' 그 자체였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네 명의 친구들이 성인이 된 후 서로 각자의 갈길을 가며 벌어지는 우정과 갈등을 담은 이야기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8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는 남자들의 우정을 담은 국내 영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TV만 틀면 연예인들이 개인기로 '친구' 속 장동건, 유오성의 부산 사투리를 너나 할거 없이 따라했다.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김우빈 주연의 '친구2'까지 탄생시켰다. '친구2'는 김우빈이 장동건의 아들로 등장해 유오성과 전편의 그 후를 펼쳐나갔다. 아쉽게도 '친구2'는 오리지널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비열한 거리'(2006) 조인성

'비열한 거리'는 꽃미남 스타 조인성을 대한민국 최고의 반열에 올라놓은 작품이다. 잘생긴 외모만 부각되던 조인성은 '비열한 거리'를 통해 그 동안 보여주지 않은 강한 연기를 보여주며 변신에 성공했다. '비열한 거리'는 삼류 조폭 병두(조인성)의 이야기다. 조직 내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때문에 기회 한 번 잡지 못하는 병두, 판자촌 집 한 채와 아픈 어머니, 두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어깨가 무거운 인물이다. 오락실 경영권을 따냈지만 보스 대신 교도소에 들어간 후배에게 빼앗긴다. 다시 한 번 나락에서 절망하고 있는 병두에게 황회장(천호진)이 자신을 타겟으로 삼은 부장검사를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해오고, 돈과 성공을 위해 황회장과 병두는 손을 잡는다. 병두는 보스가 자신을 제거하려 하자, 자신이 먼저 보스를 죽이고 조직 내 1인자가 된다. 이후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던 친구 민호(남궁민)가 이야기를 토대로 영화를 만들게 되고, 종수(진구)의 협박에 못이겨 경찰서에 병두의 죄를 털어놓는다. 병두가 끝까지 비열했다면 영화의 결말은 달라졌겠지만 인간적인 연민과 순수함을 내보인 순간 자신이 했던 짓을 후배 종수에게 돌려받는다. 조인성이 첫사랑 현주를 향해 불렀던 노래 '땡벌'은 한순간에 박상철의 최고 히트곡이 됐다. 여자들의 로망이었던 조인성은 '비열한 거리'로 남자들의 로망까지 거머쥐었다.



-'해바라기' 김래원(2006)

'해바라기'는 배우 김래원의 손꼽히는 필모그래피가 아닐까. 관객수는 150만명에 그쳤지만 김래원은 보고 또 봐도 감탄하면서 볼 수 있는 연기를 남겼다. 태식(김래원)은 학창시절부터 알아주는 싸움꾼으로 무서울게 없는 인물. 하지만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되고 10년동안 교도소에 있게 된다. 그 때 피해자의 어머니가 면회를 오고 "너를 용서했다"면서 진심으로 태식이 새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양아들로 맞이했고 태식은 깜깜한 터널 속에서 양어머니의 진심을 한 줄기 희망을 본다. 출소 한 후 태식은 목욕탕 가기, 문신 지우기 등 평범한 일상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나간다. 여동생도 점점 마음의 문을 열고 태식, 양어머니, 여동생은 함께 해바라기 식당을 운영한다. 하지만 과거 태식이 속해있던 조직은 룸싸롱을 새로 지으려고 하고, 해바라기 식당의 자리를 탐낸다. 결국 태식의 양어머니를 죽이고 여동생을 중태에 빠드린 조직원들. 평범하게 살아오길 바라왔던 태식은, 자신에게 전부였던 가족들을 잃고 분노한다. 결국 태식은 룸싸롱을 찾아가 조직원들을 하나 둘 씩 헤치우기 시작한다. 이 때 "내가.. 내가 10년동안 울면서 후회하고 다짐했는데 꼭 그렇게 다가져 가야만 속이후련했냐!!"고 울면서 포효하는 김래원 연기 명장면이 탄생하게 됐다. 영화를 보며 남자들은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하정우 최민식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은 본격적으로 조직과 조직 간의 대립을 담고 있다. 포스터부터 하정우와 최민식을 필두로 김성균과 조직원들이 걷는 장면이 폭풍전야를 짐작케 한다. 최민식 하정우 주연의 ‘범죄와의 전쟁’은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90년대부터 부산의 넘버원이 돼 폼나게 멋지게 살고 싶었던 남자들의 의리와 배신, 욕망과 콤플렉스의 충돌이 빚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하정우가 "살아있네"라는 전설의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90년대 부산을 주름잡던 최익현(최민식), 최영배(하정우)는 지금을 살아가는 아버지 세대다. 아버지의 일대기, 문화에 관객들이 열광했다. 또한 소외된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을 조명하며 사회 속 구성원이 되지 못한 이들에게 윤종빈 감독은 조그마한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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