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나의 맨 IN 무비 ]'흥부' 우리도 김주혁과 함께해 행복했습니다"

2018-02-14 16:16



[투비스 류이나 기자]"고 김주혁 배우와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오늘(14일) 개봉한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에 이같은 글귀가 올라간다. 제작진은 고인이 사망하기 전, 즐거운 기억으로 '흥부' 촬영을 마친 그리움과 감사한 마음으로 글귀를 넣었다. 이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어김없이 좋은 연기로 보고싶은 마음을 잠시나마 해소시킬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을까.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했던 김주혁은 유작에서 여전히 따스히 웃고 있다. 백성을 향해 웃던 고 김주혁의 얼굴이 마치 어제와 같이 생생해 느껴본 적 없는 긴 여운을 선사한다.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친근한 배우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당시 대중은 온몸으로 장례를 치뤘다. 어느 때보다 슬픈 기운이 영화계를 너머 일상까지 감돌았다. 그런 김주혁의 유작이 설 연휴에 개봉, 보고싶은 이들에게 단비같은 영화다.

‘흥부’는 흥부라는 작가가 주변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모티브를 찾아 민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흥부전을 쓰기까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팩션 사극.

홍경래의 난을 역사적 배경으로 삼았으며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흥부전과 달리, 흥부가 조혁-조항리 형제의 난을 보며 적은 글로 탈바꿈했다.



김주혁은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 조혁으로 출연했다. 조혁은 빈민촌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오갈데 없는 백성들을 돌보는 정신적 지주다. 조혁은 유일하게 물려 받은 유산 빈민촌의 땅을 권력으로 빼앗으려 하는 형 조항리와 대립한다.

형 조항리로부터 빈민촌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민란군을 모으고, 그 중 형을 찾아달라며 찾아온 흥부와 만나게 된다. 조혁의 올곧은 모습을 보며 여흥거리 소설만 쓰다가 백성들을 하나로 단합하기 만들기 위한 글을 쓰도록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김주혁은 정우 못지 않은 분량과 존재감으로 영화를 중심에서 이끈다. 대사 하나하나에는 김주혁의 숨결로 완성한 울림이 있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따뜻한 가슴과 잘못된 권력 앞에서 굽히지 않는 카리스마가 공존한다. 그런 김주혁의 연기는 위로고 희망이고 내일로 다가온다.

정진영은 이 작품을 김주혁의 유작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주혁은 영화 속에서 살아있는 그들의 동료고 우리의 배우기 때문이다. 여전히 반짝반짝 '있는 그 자리'에서 열연하는 김주혁의 모습이 당분간은 머릿 속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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