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인사이드] 디자인의 본질은 음악과 닮았다

2018-04-22 12:00

▲ 사진=헤라서울패션위크


[투비스 김지나 기자] 패션과 음악은 유사하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이 어떻게 닮을 수 있냐’고? 다른 분야지만 공통점은 분명히 존재하다. 이를 통해 긍정적인 가능성을 연 실제적인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극명하게 다르지만 ‘사랑’이라는 공통점을 지녔고 ‘건축’과 ‘인문학’은 전혀 다른 분야지만 경복궁처럼 ‘인문학적인 건축’이 탄생되는 배경이 됐다. 때문에 ‘음악’과 ‘패션’의 명확한 공통점 역시 있다. 이를 분석해 그 이면에 담긴 본질적인 의미를 살펴본다.

▲ 사진=영화 비긴어게인 스틸컷


▲ 감성의 '눈과 귀'
음악의 본질은 감성에 있다. ‘감성의 언어’라고 표현되는 것처럼 음악은 만드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감성적으로 이끄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션 역시 ‘감성’을 중시하고 있는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어떤 스타일을 바라볼 때 받는 ‘인상’이 결국 느낌일 수밖에 없기에 그렇다. 물론 합리적인 시각으로 패션을 뜯어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패션도 감성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 따라서 두 분야 모두 감성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작곡가는 자신의 감성을 음악으로 디자이너는 패션으로 옮긴다. 또 감성 안에는 희노애락 등 여러 상태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창작물 역시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이는 슬픈 음악처럼 센치한 느낌의 패션이 있고 밝은 음악처럼 발랄한 느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 작곡과 디자인은 같은 뿌리에서
음악과 패션의 두 번째 공통점은 ‘섬세함’이다. 우선 음악을 창작하는 작곡가와 패션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꼼꼼하고 세밀하다는 것에서 이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작곡가는 최상의 멜로디를 구성하기 위해 끝없이 영감에 휩싸여야 되고 디자이너는 최고의 디자인을 도출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되는 까닭에서다. 이에 따라 음악과 패션을 다룬다는 건 섬세함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작업임을 알 수 있다.

음악과 패션은 이를 향유하는 사람들도 섬세하게 만든다는 특성이 있다. 예컨대 앨범을 고르려는 혹자가 있다면 어떤 노래와 배경으로 이 곡이 담겨졌는지를 파악하고 의상을 구입하려는 누군가는 색깔, 사이즈, 트렌드 등 찬찬한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으면 음악팬과 패션피플은 두 분야의 섬세함을 즐기기 위해 이를 좋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음악과 패션의 교차점이 섬세함이기 때문에 패션에서 멜로디가 느껴지거나 또는 멜로디에서 패션이 연상될 수 있다면 보다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혁신적인 디자인도 탄생할 수 있다. 실제로 검정색은 악보와 의상 모두에서 쓰이지 않던가. 이 뿐만 아니라 음악과 패션의 각 특장점을 융합해보는 시도는 ‘섬세함’을 필두로 무궁무진한 새로움을 만들 수 있다. 음악에 수많은 명곡이 있고 패션에 다채로운 의상이 있듯 ‘양의 규모’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 사진=영화 라라랜드 스틸컷


이처럼 두 분야에는 감성이 담겨지므로 세월을 견딜 수 있는 힘 또한 있다. 인류의 출발과 함께 음악과 패션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들 분야는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면서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감성은 곧 공감을 낳기 때문이며 공감은 사람에게 중요한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음악과 패션은 닮아있다. 멜로디·스타일 등으로 상징되는 지점들이 존재하기에 그렇다. 따라서 음악과 패션은 이 유사점을 토대로 그동안 수많은 생산적인 가치를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이를 창조할 수 있는 저력을 가졌다.

물론 음악과 패션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차이점조차 본질적인 두가지 공통점으로 인해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 만난다. 차이가 발생해도 섬세함과 감성은 두 분야의 본질적인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두 분야처럼 창조적 힘에 기초하고 있다. 음악과 패션이 시대를 넘나들며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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