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인사이드]영화로 패션 런웨이 들여다보기

2017-10-19 12:05 패션으로 캐릭터를 말하는 ‘마인드 헌터’, ‘슈츠’ ‘리버데일’부터 패션으로 인생 역전한 ‘걸보스’



[투비스 구미라 기자]어느덧 2018년 SS 트렌드를 내다보는 서울 패션 위크도 중반이다. 가을을 지나 겨울을 앞두고 괜히 쇼핑에 나서고 싶다. 작년에는 무슨 옷을 입고 다녔나 싶을 만큼 옷장도 내 마음도 텅 비었을 때, 스튜핏하게 충동 구매하기보다는 그레잇하게 집에서 다양한 패션 세계를 정주행하며 대리 만족해보는 건 어떨까.


# 브로맨스도 패션이다, 케미스트리가 빛나는 두 커플 ‘마인드 헌터’의 홀든과 빌 그리고 ‘슈츠’의 하비와 마이크


마인드헌터수츠연쇄살인이란 말도 흔치 않던 1970년대 후반, 혼란스러운 시절을 틈타 이전과는 달리 이유를 알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마들이 나타나고 홀든 포드와 빌 텐치 두 명의 FBI 요원이 범죄자들을 인터뷰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실제 ‘프로파일링’이란 기법을 처음 만든 ‘존 더글라스’요원의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릴러 시리즈인 만큼 이야기는 심각하지만 매회 같은 듯 다른 옷을 입고 나오며 고군분투하는 두 콤비의 의상 케미스트리는 흥미롭다. 여자친구에게서 늘 입는 옷이 똑같냐고 불평을 듣는 홀든은 심지어 파트너인 빌과도 옷을 맞췄나 싶을 만큼 비슷하게 입어 의상만으로는 보고 있는 에피소드가 몇 편인지 구분할 수도 없다. 한 편, 미국 최고 로펌의 일류 변호사 하비 스펙터가 뭐든지 한 번만 읽으면 기억하는 천재 마이크 로스를 후배 변호사로 받아들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법정 드라마 ‘슈츠’의 경우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서로 너무나도 다른 스타일의 두 남자는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늘 반듯한 수트를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두 작품 속 남자들 모두 워커홀릭으로보일 만큼 자신들의 업무에 충실하다는 점.



# 10대는 패션으로 말해요, 아치와 친구들 ‘리버데일’


리버데일리버데일에서 살아가는 아치와 그의 친구들의 복잡한 연애, 섹스, 학교생활과 가족사를 헤쳐나가는 ‘리버데일’ 시리즈가 시즌 2로 돌아왔다. 파고들수록 수렁으로 빠져드는 리버데일의 미스터리를 담은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미국의 소도시에 사는 10대들이다. 겨우 10대들이지만,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톡톡한 패션은 예상외의 스토리만큼이나 흥미롭다. 미국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리버데일’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소위 막장이라 불릴만한 극 전개를 보여주지만 패션으로도 설명되는 인물들의 매력이 다양해 실제 배우들의 인기도 높은 편. 아치의 매력, 베로니카의 재력, 베티에겐 배짱 그리고 저그헤드의 깡이 무엇인지 직접 살펴보는 걸 추천한다.



# 걸보스개성 넘치는 인터넷 쇼핑몰 CEO의 당찬 패션 , ‘걸보스’의 주인공 소피아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코미디 시리즈 ‘걸보스’는 실제 미국의 유명 빈티지 패션 브랜드인 ‘나스티 갈(Nasty Gal)’를 창립한 여성 CEO소피아 아모루소의 성공실화를 그린 이야기이다. 보통 누군가의 자전적 소설이 진부하지 않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고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가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 어려운 두 가지를 한번에 해내는 작품이 바로 걸보스.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27세의 여성 패션 CEO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집에 있던 오래된 옷들도 다시 보이는 진귀한 경험도 가능하다.



# 앱스트랙트철학으로서의 패션디자인 , ‘앱스트랙트:디자인의 미학 ? 팅커 햇필드 편’


이제 본격적으로 패션 산업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일상을 그려가고 있는 위대한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 시리즈 ‘앱스트랙트:디자인의 미학’을 추천한다. 총 8편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2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신발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자꾸 발 얘기만 하는 저 남자가 누군가 싶겠지만 그는 모두에게 익숙한 브랜드 나이키의 전설적인 신발 디자이너다.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끔 구성된 스토리와 세련된 영상미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 잡는 다큐멘터리. 나이키의 CEO도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도 운동 선수 출신이라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42분간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디어와 패션 에너지가 샘솟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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