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아티스트] 지금, 이 순간을 맘껏 즐겨라, ‘고코헤어’ ‘고재희’ 원장

2020-07-31 16:28 말하다



[투비스 김혜경 기자] 만나서 5초 사이에 그 사람의 첫인상이 결정된다. 인상이란 그 사람의 전반적인 모습을 결정하는 것이다. 예쁘고 잘생기고를 떠나 분위기를 말하는 것으로 어느 자리에 있던 무슨 말을 하던 스스로 빛이 되는 사람이 있다.

존재감을 애쓰지 않아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자체가 존재로 느껴지고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사람, 고재희 원장을 처음 본 순간 마음의 빛도 볼 수 있다면 처음 본 그녀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고코헤어 고재희 원장과의 만남은 예쁘게 열려 예쁘게 닫혔다.

전남여수가 고향인 고재희 원장은 21살에 미용을 시작했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걸 알기에 그녀는 미용을 배우는 동안 핸드폰도 반납하고 알바를 해가며 미용이 세계로 빠져들었다

고코헤어를 오픈하기까지 그녀는 준오헤어 하이퍼포머였다. 고정고객300명에 고정매출 3천을 유지해야 주어지는 하이퍼포머 자리를 내려놓고 일인샵을 오픈하게 되기까지 그녀는 생각도 많았고 사연도 많았다.

“마치 내가 기계처럼 느껴졌다. 매출을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기계, 어느 순간 기계 느낌으로 사는 내가 부각되자 견딜 수 없이 힘들었다.”

순간에 툭하고 찾아온 생각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었고, 행복하지 않아서 일을 접었다는 그녀는 그 화려했던 한 부분을 접으며 여러가지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 사진=순간의 행복을 챙겨야 미래도 행복하다는 고재희원장

그녀에게 화려했던건 비단 일과 열정뿐이 아니었다. 대상포진과 뇌수막염, 그리고 다리마비까지, 과로로 인해 얻은 그녀의 병 또한 착하지는 않았다. 그때마다 좌절할만도 했지만 그녀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했고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이왕 시작할거라면 대충은 하지말자. 지구력과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든 생각은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하자라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뇌수막염이 겹친 그녀는 어느날 마주하게 된 스노우폭스 김승호대표의 강연을 듣고 다시 새로운 인생을 열기로 했다.

“내 목표를 하루 100번씩 노트에 써내려갔다. 단기목표를 써내려가고 스스로의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

그녀의 핸드폰 뒷자리는 2530이다. 어깨를 다친 25살, 30살에 성공을 거두자는 의미로 정한 번호다. 어깨를 다쳐 미용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고시촌에서 알바와 미용실 카운터를 보며 스스로에 대한 계획을 다시 세워 나가기 시작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정성과 그 마음이 모아지면 태산도 옮긴다고 했던가. 그녀는 일인샵 오픈을 계획하면서 그동안 해온 부분을 내려놓기로 했다. 고객에게 새로운 옵션으로 과한 매출을 올리기 보다는 천천히 욕심을 내려놓고 다가가기로 했다.

그동안 놓치고 회수하지 못했던 잃어버린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채우기로 한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되돌아보니 사교성도 떨어지고 주면에 사람도 없었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일상은 그녀에게도 많은 변화를 안겨줬다.
“코로나19 이후 살롱 소독은 필수가 되었다. 정기적인 소독은 물론, 고객이 나가면 바로바로 소독을 한다. 고객의 동선이나 스케줄도 안겹치도록 조절한다. 또한 살롱에서 매출만을 신경쓰기 보다는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해주고 사용법을 알려준다.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함께 해 주는 것이 당장의 이익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다가 어느 순간 슬럼프인지도 모르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이유없이 힘들고 고객이 오는게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그녀는 스스로가 자만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내려놓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장사꾼이 아니라 진정성으로 고객과 마주하는 마음으로, 고객의 가장 답답한 부분을 찾아주고 함께 해주기로 한 것이다.

“스스로를 확고하게 다지면서 내려놓는 작업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슬럼프가 극복되었어요.”

행복을 나누는 척도는 기준에 따라 다르다. 많이 아파본 사람은 건강을 최고로 치며 가난한 사람은 경제적인 것을 최고로 친다. 많이 아파본 경험이 그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면 이젠 행복의 기준도 많이 달라졌다.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예전에는 목표치가 달성되기 전에는 행복이란게 있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되고 행복하다.”

그렇게 행복의 기준마저 바뀐 그녀는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맞보기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의상쪽에서 일하셨던 엄마와 미용 쪽에 계시는 이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녀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미용 쪽에서 일한다. 쉬는 날이면 산에 오르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작은 행복을 잡으려 노력한다.

#어떤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는가?
“항상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초심을 지키는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초심이 무너지는건 순식간이다. 줄 수 있는 것에 여유로워지며 나누는 것에 좀 더 품성해지며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초심의 마음인 것 같다. 감사하는 마음에 겸손이 반복되면 내 주변엔 좋은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유지하는 힘이 초심인 것 같다. 내 마음을 닮은 고객들과 함께 하고 싶다.”

누구보다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그녀는 요즘 자신의 시간을 조금 뒤로 맞췄다. 천천히 여유로운 삶을 얻고 싶은 까닭이다.

“누구에게나 골인점은 같다. 다만 그곳에 도달하는 시간이 다른 것. 시간은 속도의 싸움이라고 본다. 어차피 가는 건 똑같기에 조금은 여유롭게 행복을 즐기면서 달리고 싶다. 마음이 바뀌면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자신의 입장으로 풀어보면 얽힐 일은 없다고 본다. 변치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지켜 봐주는 것이 중요하다. 미용인생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도 미용에 대한 기본 인식을 깨고 바꾸면서 미용인들 스스로 서로를 치켜 세워줘야 한다. 서로 존중하고 칭찬해줘야 한다. 고객이 없으면서 정치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제발 그러지 말자.”

고재희 원장은 자신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조심하고 노력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했다.


#일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보는 눈이 높아져야 삶의 기준점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만날 때도 기준점을 상향 조정하는것이 중요하다. 인기는 물거품이다. 한차례 바람만 불어도 사라지는게 인기다. 그러기에 늘 준비하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쓸쓸하게 퇴장하는 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뒷바퀴를 굴리는건 발이지만 앞바퀴를 굴려 방향을 잡는 건 내 손이고 눈이고 내 의지이고 정신이다. 건강한 정신과 마음으로 최선의 하루를 만들어내고 싶다. 지금하고 있는 교육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 40대엔 아카데미가 있는 미용실을 하고 싶다. 프라이빗 토탈 살롱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름다움을 책임져주는 다시 찾고 싶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사람을 위하여 자리를 내어주고 사람에 의해 움직여지는 그런 살롱으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고객에게 함께 전해져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의 가치를 만들어 가고 싶다. ”

#미용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자신의 템포에 맞춰서 움직여라. 지금 스스로 느끼는 것처럼 현재의 스트레스틑 이일을 오래 할거면 작은 일이니 본인의 길을 잃지 않는 선에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고 스트레스를 느끼면 오래 달릴 수 없다. 결국 누구에게나 골인지점은 같다. 달리든 걷든 기어가든 꾸준함이 중요하다. 멈춰있는 세상은 없다.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행동하는 것 자체가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재희원장은 자신이 겪은 것을 그대로 돌려주는게 선배의 자세가 아니라 겪었기 때문에 더 좋은 길로 안내를 해주는 선배의 역할이라고 본다며, 항상 작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주는 든든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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