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아티스트] 스물여덟 살 대한민국 헤어 디자이너 ‘로얄바헴’ 바버샵 ‘엄정철’ 원장

2018-10-01 13:54 말하다



[투비스 김혜경 기자] “나는 스물여덟 살 대한민국 헤어디자이너 엄정철입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보헤미안처럼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목표를 향해 사는 것이 즐거운 사람입니다. 인생을 걸어가는데 결과보다는 과정에 인생의 뜻이 있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살다보면 상황에 몰입해서 참을 수 없는 감정의 폭풍에 휘말리기도 하고 무언가 부족한 것에 집착도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관조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본질을 잃어버리는 추한 모습으로 변해가지 않게 늘 마음을 곧추세우고 지금 나의 위치와 처해 있는 상황을 마음에 담아보는 연습을 자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

무언가 큰 일을 지르고야 말 것 같았던 그를 드디어 만났다. 전화통화 몇 번, 그리고 그의 살롱이 오픈되던 날 남들 틈에 끼어 서둘러 향한 안산행, 그리고 만난 그, 전화상으로 기억하는 그의 목소리는 선이 굵고 정확한 어조에 확신 넘치는 톤, 만난 첫 이미지도 그랬다.


엄정철 원장은 ‘한번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 라는 의미의 욜로를 한번 사는 인생, 행복하고 배려하며 살자라는 의미로 이해하는 사람이다. 곱슬머리였던 그는 어려서부터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많았고 멋내기를 좋아했던 학생이었다. 이제 고작 20대 후반인 그는 미용사, 이용사, 메이크업아티스트, 네일, 피부까지 미용에 관련된 자격증을 죄다 가지고 있다. 비단 공부하기 좋아해서 심심풀이로 따놓은 자격증은 아니다.

그는 선박관련 특목고 출신이다. 집안 사정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책임감으로 특목고를 진학했지만, 중고교 시절부터 미용에 관심이 많았다. 배를 타고 외국을 돌다 돌아온 그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들인다. 강직성 척추염.

자가 면역질환으로 뼈가 굳어지는 병이다. 시간이 지나면 곱추가 될 수도 있다. 평생 주사를 맞으며 몸을 관리해야 한다. 단순 염증으로 알고 물리치료만 받았던 그는 자신의 병을 알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대한민국에 4만 여명의 환자가 있다는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해 직업상 오래 서있으면, 허리와 발꿈치, 무릎이 아파와 일을 못할 정도지만, 그러기 때문에 그의 하루는 소중하다.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인재들의 모임도 만들었다. 미용뿐 아니라 다양한 인재들을 모아 재능기부, 소외층을 위한 기술 전수 등을 활동, 운영하는 모임이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이 필요했다. 조금 더 자신을 가꾸어 탄탄히 만든 후 키워나가기로 했다.


#병전과 후 가치관
"배를 타고 1년 6개월 정도 바다에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365일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오늘이 곧 끝이었고 시작이었다. 그 후론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졌다. 그 전에는 배려보다는 내 위주로 움직였는데, 배에서 내린 후 또 몸도 아프고 나니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함께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미용은 나만 열심히 하면 모든 걸 할 수 있으니 너무 좋은 직업이다.“

그에게 자신의 이름을 건 살롱오픈은 처음이다. 고급스러움 당당함과 자유로운 보헤미안과 이발사가 합쳐진 이름 ‘로얄바엠바버샵’은 당당한 미용사로 관습과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손님에게도 자유롭게 나만의 자유를 즐겨라, 추구하는 그의 바람과도 일치한다.

바버샵이 유행이지만 그가 바버샵을 오픈한 것은 단순 유행의 흐름에 편승한 것은 아니다. 미용으로 들어왔지만 이용사 자격증 따면서 느낀 것은 70-80년대 이용의 최대 부흥기를 지나 지금은 쇠퇴기를 걷고 있는 이용산업에 새로운 매력을 느끼며, 글로벌화 하고 싶은 것이 그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용은 나름의 문제점도 안고 있었지만, 매력적인 직업이다. 이용의 쇠퇴는 퇴폐적인 일부 요인도 있겠지만, 미용사가 다 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사는 하지 못한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용과 미용 두개를 접목하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이용의 매력에 빠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다.”

그는 미용계의 백종원이 되고 싶다. 미용관련 자격증을 두루 다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 토탈 개념으로의 피부와 네일 등을 함께 하고 싶다. 미용인테리어 사업도 하고 싶고 유통도 하고 싶다. 지칠 줄 모르는 젊은 도전이기에 더 아름답게 보였다.

“추후에 세컨 브랜드 작업을 해 나갈 것이다. 저가샵도 만들고 프리미엄 고가샵도 만들고 네일, 피부 등 여러 가지 콘셉트의 샵을 다양하게 만들고 싶다. 욕심보다 도전이다. 지금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다, 최선의 도전은 좋은 영향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앞만 보고 함께 즐기며 모두와 어울려서 갈 것이다.”


“바버샵을 안산지역에 오픈한다고 했을 때 바버샵은 대도시에서나 가능할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안산에서도 남자 고객들이 편안하게 갈 곳을 만들고 싶었다. 현재 70%의 예약률을 보이지만 앞으로는 100%예약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안산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다. 추후 액세서리나 가발사업, 탈모 관리 사업 등에 도전해 보고 싶다. ”

국제이용학원 공동대표도 맡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이용발전에 이바지해서 예전의 부흥기와 같은 이용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재 이용계에는 2세대가 없다. 중간층이 무너진 것이다. 기술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와 함께 이용업이 쇠퇴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이미지 쇄신을 하고 기존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 현재 이용업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다. 더 연구하고 분석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다. ”

모든 건 생각하고 마음먹기 나름이다.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소중한 사람과의 밥 한끼가 주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초심의 마음으로
남자 고객이 더 편안하다는 그는 자유로운 환경과 느낌을 좋아하기에 남자대 남자의 모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싶어한다.

살롱 홍보는 온라인을 이용한다. 탈모 블로그의 경우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살롱고객에게 설문조사해 보니 블로그를 보고 온 손님이 95%였다. 앞으로도 SNS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시술받은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가도 된다. 진심이다. 금액이 맞지 않거나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시술비를 마음대로 내고 가도 된다. 제일 우선이 고객만족과 변신이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것보다 더 행복한 마음은 만들어준 헤어스타일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고객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 사진=로얄바헴 바버샵 전경

#100샵 100스페어
그가 살롱을 오픈하기 전 실행해 보고자 했던 일이 하나 있다. 전국의 살롱을 돌며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은 것이었다. 일명 100샵 100스페어. 100군데 샵에서 스페어로 일하며 경험도 쌓고 살롱 소개도 해 주려고 했었던 것이다. 여러 가지 여건상 접게 되었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돈보다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여유가 되면 외국어 능력 스터디그룹도 만들고 싶고 지금까지 익힌 기술과 공부를 여건이 허락지 않는 미용인들에게 재능기부 해주고 싶다. 능력이 된다면 많이 베풀고 모두가 함께 하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다.“

시간은 돌고 돌지만 똑같은 것은 없다. 늘 변화하는 시간 속에서 얼마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작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희망으로, 채우기 보다는 비우는 마음으로, 그리고 좋은 기억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젊은 에너지 엄정철 원장.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만큼 하루를 빼곡하게 채운다. 그리고 미용인 모두가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미용을 하는 모든 이들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힘을 모아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기술 공유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공유로 함께 화합하는 미용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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