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아티스트]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트남 제스트 Zest 헤어살롱 ‘이현아’ 원장

2019-11-21 11:49 말하다



[투비스 김혜경 기자] 베트남 미용계에서 핫한 그녀가 떴다. 4년 전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베트남으로 건너가 미용실을 개업,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4년이 뒤돌아보면 꿈만 같다는 이현아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6년 베트남 박린지역에 미용실을 오픈, 올해로 4년차가 된 이현아 원장은 올 초 문대통령 내외가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김정숙 여사의 헤어스타일을 책임지기도 했다.

미용인이었던 엄마의 권유에 기능장 공부를 시작했던 그녀는 20대 초반 미용기능대회에 나가게 되었고 비로소 엄마의 인정을 받았다. 함께 기능 공부를 했던 81년생 동기인 4명의 친구들은 지금까지 서로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미용부터 육아까지 서로 의논하며 함께하는 절친이다.

“미용 첫 시작을 기능 공부로 했던 터라 아카데미에 대한 욕심이 크다. 그러나 현 베트남 사정은 아직 미용사 라이센스가 없다. 처음에 베트남에 들어가서 시장 조사를 해보고 답답했다. 위생개념이 없는 베트남에서 어떻게 살롱 운영을 해야 할까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정답이라 생각했다. ”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처럼, 처음 간 베트남의 상황은 여러모로 그녀를 힘들게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꿈만을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렸다.

“기능공부로 교육 쪽에서 일하고 미용실에서 실무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을 줄 알았다. 막상 베트남 시장조사를 해보니 베트남에는 미용 라이센스가 없고 위생개념도 약했다. 언어 소통부재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고 이해하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다.”

▲ 사진=베트남에 있는 제스트살롱

실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마음먹은 그녀의 미용실은 생각보다 순탄하게 운영되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 고객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1인 살롱으로 시작한 미용실이 좀 더 부피를 키우게 되었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습성과 환경을 파악하고 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하나의 꿈을 정해 나가는 길은 험난해도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제스트 살롱을 준비하면서 한국 손님의 비율이 지금처럼 높을 건 예상 못했다. 이젠 욕심을 내고 싶다. 주변지역에 2호점을 오픈하고, 아카데미도 만들고 싶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국에서 들어와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많은 미용인들과도 소통하고 싶다. 특별히 화려한 목표보다는 베트남인을 상대로 한 완벽한 로컬 샵을 오픈하고 싶다.”

베트남에서는 다행히 한국의 미용기술을 인정받아 많은 고객들과 만나지만 아직 우리나라 70년대 헤어스타일을 선호하는 베트남 고객들에게 내추럴헤어로 다가간다.

“베트남은 현재 우리나라의 70-80년대를 살지만 미디어는 지금 우리와 같다. 삶의 격차가 심하다. 요즘은 K팝의 영향으로 한국 연예인 사진을 많이 들고 온다. 그래도 다양한 스타일 보다는 내추럴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100프로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그녀의 살롱은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유명세를 치뤘다. 인건비가 저렴한 장점과 빠른 회전률로 인해 주말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 사진=김정숙여사와 함께

#살롱비전과 추구방향
열정을 품고 있는 ZEST는 그녀와 닮은꼴이다. 아직은 앞만 보고 달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베트남 곳곳에 자신의 살롱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는 베트남인만을 위한 미용실을 준비해 보려고 한다.

“헤어디자이너라면 무조건 머리를 잘해야 하는게 정답이다. 베트남은 아직 미용사 자격증이 없다. 그래서 미용을 쉽게 생각하고 어디서든 머리를 자르고 시술을 한다. 위생관념이 없어서 아직은 소통이 부족한 부분도 있으나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미용인은 손님의 외면을 바꿔주는 직업이다. 외모가 바뀌면 마음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지런히 최선의 노력을 해볼 것이다. ”

미용세계에 발을 디딘 후 기능대회를 나가 희열도 맛보고 나름 쓴맛도 봤다. 단맛과 쓴맛의 교차는 반복되었고, 어느 순간 과도기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그때 맛본 달콤함이 지금까지 오게 한 것 같다고 했다.

“미용사는 무조건 머리를 잘해야 한다. 단순하지만 정답이다. 예전 같이 손님이 왕인 시대가 아니다. 이젠 손님도 미용사도 서로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미용사는 외면을 바꿔주고 고쳐주는 사람이다. 아름다움을 창출해주는 미용사란 직업은 그래서 더 대접받고 인정 받아야 한다.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부가 정답이다. 감각적인 공부엔 기능 공부가 최선인 것 같다. 외면을 다루는 전문가답게 퀄리티 높은 삶을 살아야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게 기능 공부를 시작했기에 힘들었던 시기도 많았지만 그 힘든 과정을 거쳐서인지 지금은 어지간한 일은 어렵지 않게 헤쳐나간다.

“많이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을 한다. 열심히 산 것에 대한 인정도 받았다고 본다. 올 초 문 대통령 내외 방문했을 때 대사관 추천으로 선별되어 김정숙 여사 머리를 하게 되었는데, 힘들어도 열심히 살고 있으니 좋은 기회가 오는 구나 생각했다.”

▲ 사진=이현아원장은 인간네트워크가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했다

#돈워리 비해피
“올 한해는 어느 해보다 힘들었다. 세계적으로 불황의 여파가 깊은 것 같다. 그래도 먼 길 자신을 찾아와주는 고객이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긍정적 생각과 마음은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준다.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해 시간을 쌓으면 어느새 더 성장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행복하다. ”

하루 40-50명의 고객을 상대하며 고객의 80%이상이 재방문 고객이라고 하는 그녀의 고객관리 노하우는 정말 특별하지 않았다.

“고객관리는 특별하지 않다. 인간네트워크가 가장 큰 마케팅이다. 한번 방문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사람이 왔을 때 그 고객을 만족시켜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처럼 좋은 마케팅은 없다. 재방문 유도에 가장 좋은 것은 소통이다.”

자신을 정의해 보라는 질문에 잠시 어리둥절해진 그녀는 초등생을 둔 열심히 사는 엄마라고 했다. 한국에 있는 아이 덕에 한국을 더 자주 온다는 그녀는 지금은 미용에 대한 꿈을 새롭게 바꾸기 보다는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에 나가서 미용실을 하고 싶은 디자이너가 있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물어봤다.

“일단 멘탈이 강해야 한다. 언어와 감정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의 생활은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다.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무너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언어공부를 열심히 해도 감정이 일치하지 않아서 고생을 한다.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을 자신감과 강한 정신이 있다면 도전해도 좋다.”

언어로 인한 감정 소통이 힘들어서 잠시의 좌절도 경험했다는 그녀는 내년부터는 베트남어는 물론 영어까지 도전해볼 것이라며, 추후 인맥도 쌓고 자신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베트남에서 삶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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