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인] 성실하나로 오늘을 산다, 대천 레드헤어 ‘백 철’ 원장

2018-12-05 12:08 말하다

▲ 사진=투비스DB


[투비스 김혜경 기자] 때론 어린아이 같고 때론 성숙한 오빠 같기도 한 그는 순수함이 묻어나는 사람이다. 그에게 친구란, 그리고 함께란 단어는 사랑이고 행복이다.

대천에서 일인살롱인 ‘레드헤어’를 운영하고 있는 백철원장은 묵묵하게 성실하지만 유머 감각도 잊지 않는 사람이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의정부로 이사를 하면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연탄배달을 하던 아버지가 다치시는 바람에 생계가 막막했던 그는 아버지 대신 연탄배달을 자처했다. 중학교 때부터 그는 생업전선에 뛰어 들게 된 것이다. 가난이 지긋지긋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버지 대신 일을 하게 된 그는 사실 쉬려고 군에 입대했다고 한다. 먹여주고 입혀주는 군대란 것이 그에겐 고생으로부터의 탈출이었다.

원래 꿈은 운동선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시절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었다 그가 어깨에 통증을 알기 전까지였다. 오른팔에 장애가 있다는 걸 아는 그 순간 그의 꿈은 급격하게 변했다. 미용인으로의 전환이 된 것이다. 그의 미용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프로 운동선수가 꿈이었다. 팔이 아픈 계기로 운동선수의 꿈은 접었다. 제대 후 장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군대시절 이발병을 한 것을 계기로 이발사로 꿈을 전향했다. 워낙 숫기가 없어서 여자 고객들과 함께 해야 하는 미용인은 힘이 들것 같았다. 그러나 가족들의 만류로 미용학원을 등록하게 되고 미용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스무살부터 가위를 잡았으니 전문적인 미용을 시작한지는 23년 되었으나 가위를 잡은 시기부터 따지자면 27년이 된 베테랑 미용인이다.

▲ 사진=이백클럽 열펌 세미나는 백철원장에게 새로운 활력을 준다

미용의 첫 시작은 압구정동이었다. 처음엔 적성이 안맞아 고민과 번민을 많이 했다. 그럴수록 그는 연습에 매진했다. 딱히 다른 재주도 없었고 다른 할 일도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일이란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결혼까지 하게 되자 그는 머슴같이 일했다고 한다. 그러나 팍팍한 삶에 계속 디자이너 생활만으로는 가정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생각되어서 살롱을 오픈하기로 한다. 가진 돈을 다 모아도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결국 시골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경기도 양주로 간 그는 백철헤어스투디오를 오픈한다. 그리고 거기서 십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처가가 있는 대천으로 이사를 했다. 대천은 도시가 작다 보니 미용실을 차릴만한 공간이 없었다. 다시 그는 홀로 의정부로 올라와 미용실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 인연은 지금의 그가 레드헤어를 오픈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줬다. 현재 의정부 레드헤어의 박미희 원장과는 인연도 깊었다. 그가 양주에서 미용실을 할 때 알바생으로 들어온 사람이 박미희 원장이었던 것이다. 알바생과 원장의 입장이 바뀌긴 했지만, 그 인연을 계기로 그에겐 은인같은 역할을 해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박미희 원장은 내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대인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 주었고, 미용 모임도 많이 소개 해 주었다. 그 후에 미용모임에도 들어가고 많은 원장들과 만나면서 미용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미용 기술과 환경, 비전 등, 새로운 미용세계와 만나게 되었다. 그 후 다시 가족이 있는 대천에 내려가서 자신의 살롱을 오픈하게 된다. 1인 살롱을 오픈,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되는 레드헤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충청도 전라도 지역 원장들과 펌 공부를 하는 모임인 이백클럽도 결성했다. 펌이 약했던 그에게는 신세계였다. 이백 스터디 그룹에서 그는 열펌을 배웠다. 열펌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열펌에 미친 남자가되었다.

고객이 늘어가는 과정에서 미용과는 전혀 관계없었던 가족들까지 미용실에 합류하게 되었다. 와이프가 고객관리를 하고 처형이 기술적인 서브를 담당했다.

2012년에 대천에 오픈한 1인샵 백철원장의 레드헤어는 그렇게 자리를 잡아갔다. 이젠 1인샵 운영에 관한 자료도 많이 쌓이고, 노하우도 나름 가지고 있다. 대천레드헤어의 고객은 펌이 60, 커트가 15, 염색이 25의 비율이다. 절반 이상이 펌 손님이기에 그가 열펌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열펌은 머리의 결을 유지하면서 펌을 잘 뽑아내는게 관건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살롱의 객단가를 높일 수 있고 단골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배워두면 두고두고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게 열펌이다. 열펌을 하면 머리가 상한다는건 기술적인 부분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보완하고 지속적인 공부로 채워 나가야 한다. "

앞으로 1인샵 열펌 전문 살롱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현하고 싶다고 했다. 이백클럽 열펌전문 프랜차이즈 전문샵을 만들고 싶은게 그의 꿈이기 때문이다.

수시로 미디어속의 트렌드나 책자를 보며 자신만의 트렌드를 공부하고 영감을 계발한다는 그에게 고객에게 전하는 서비스 노하우를 물어봤다.

“정성을 다한 접객과 마음을 전하는 진심어린 서비스를 한다. 고객이 문을 여는 순간 고객을 일일이 기억해주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한다. 그리고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한다. 일상을 파악하면서 친해지게 된다.”

물론 더 세밀한 부분은 아내의 몫이다. 소통의 달인이라 부르는 백철원장의 와이프는 고객이 시술을 다 받고 나갈 때 문밖까지 나가서 인사를 한다. 같이 일하고 부부로 살지만 배울게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와이프는 전문적인 서비스 강사코스를 밟아 다니던 회사에서 인성교육을 담당했기도 했다.


그가 공부하고 있는 이백클럽이 궁금해졌다.
“이백클럽은 미용을 즐기는 이들이 모인 열정있는 스터디그룹이다. 이백개의 프랜차이즈를 만드는게 꿈이다. 회원은 20여명으로 아직 미미하지만, 멤버들과 함께 두 달에 한번 정기 교육을 한다. 유명강사 초청 세미나를 비롯, 다달이 다양한 내용의 교육을 하고 있다. ”

현재 레드헤어는 백프로 예약살롱이다. 지방에서 100퍼센트 예약으로 움직이는게 쉬운 일은 아님에도 이젠 자리를 잡았다.

“디자이너가 하루 만날 수 있는 고객은 10여명 내외다. 현재 사회적인 분위기나 현실을 따져 볼때 1인 살롱은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작지만 강한 실속형 매장이다. ”

손님들 머리를 만질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일자체로 쌓인 스트레스를 일로 푸는 사람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나니 내게 찾아오는 고객한분 한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고객 한분 한분이 다 소중하고 감사하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고객이 만족하는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

그는 자신을 성실한 사람이라고 했다.
“미용은 너무 매력 있는 직업이다. 힘든 시기를 미용과 함께 겪었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애틋하다. 또한 만족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멋있는 직업이다. 미용계가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자기마의 기술을 갈고 닦으면 결국 경쟁자는 자기 자신밖에 없다. 자기만의 확실한 무기를 가진다면 상위 1프로로 살아남을 수 있다.”

미용을 하는 후배들에게도 한마디 했다.
“끈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마라, 처음부터 잘되는건 없다. 모든 건 첫 걸음부터다. 목표를 설정했으면 멈추지 말고 뛰어라.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목표점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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