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 SFW] 비욘드클로젯 Beyond Closet, 서울패션위크 2019SS 피날레 장식

2018-10-22 18:10 입다

▲ 사진제공-헤라서울패션위크


[투비스 김혜경 기자]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t)이 10월 20일, DDP에서 진행된 헤라서울패션위크 2019SS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컬렉션의 주제는 ‘Vibe; Vacation in Berlin’이었다. 비욘드클로젯은 ‘바이브(viBe: vacation in Berlin)’ 테마 아래 진행된 이번 컬렉션을 통해 도시 속 휴가를 즐기는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경계에 대한 관념을 무너뜨렸다.




고태용은 새로운 영감과 컬렉션을 위해 떠난 베를린에서 휴가의 모호함과 함께 업무와 여가 사이의 허물어진 경계를 경험하며 디지털 노마드의 삶에 주목했고,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휴가를 위해 찾은 도시에서 현대인은 현실적으로는 이방인임과 동시에 디지털을 통해 부유하는 도시인으로서 존재한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누구나 이방인이면서 동시에 베를리너로 분류되는, 분류할 수 없는 것으로 분류되는 경험들을 이번 컬렉션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도시의 조감도처럼 촘촘하게 설계된 컬렉션을 통해 역설적으로 경계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흐트러뜨렸다.

서머 울 블레이저, 이그조틱레더 칼라, 트렌치 코트, 스웨트 셔츠, 블루종, 스윔 팬츠 등의 아이템을 비욘드클로젯만의 위트있는 실루엣과 디테일로 재해석하여 디지털 노마드의 도시 속 휴가와 삶에 대해 그려냈다.




2019 S/S 비욘드클로젯의 스토리는 여전히 철없는 시절에 머물면서 실은 한껏 자란 남자의 여름 휴가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브랜드 초기부터 함께한 절친한 친구이자 뮤즈인 김원중이 첫 타자로 나서면서, 세련되게 정제한 남성복이 하나둘 무대를 장식했다.

은은한 상아색 바지와 ‘B’ 로고 플레이를 굵직한 자수로 새긴 셔츠를 입은 모델 뒤, 특유의 강아지의 얼굴을 새긴 스웨터를 입은 모델이 뒤를 이었다.

2019 S/S 시즌 비욘드클로젯은 수년째 이어지는 스트리트 웨어 흐름을 잠시 뒤로 하고, 고태용식 트렌드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방수 소재를 사용하여 봄과 여름뿐 아니라 가을에도 충분한 스웨트 팬츠에 밑단을 수평으로 자르고 여러 개의 단추를 단 회색 블레이저는 특히 흥미로웠다. 남성복을 관능적으로 보여주면서도 특유의 ‘소년’ 이미지를 놓지 않는 센스도 옅볼 수 있었다.

베레모부터 모노그램을 넣은 힙색과 블루종, 그리고 통 넓은 치노에 커다랗게 새긴‘B’ 자수가 함께 어울렸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여성복도 비욘드클로젯 컬렉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데, 특히 비욘드클로젯런웨이에는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경이 브랜드 여성 단독 모델로 참여해 컬렉션을 빛냈다.

‘아이비리그’와 ‘아메리칸 스포츠웨어’의 공식을 따른, 재킷 안의 흑색 후드 파카는 대학교 새내기가 입었을 법하지만 고태용만의 스타일링 덕분에 모범생만의 감각아 아닌 놀기도 잘하면서, 공부도 잘할 것 같은 숙녀로 탄생했다.

런웨이 무대 앞자리에서는 옷의 앞뒤 디테일, 겉에 보이는 품질과 자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에 몇 없던 ‘젊은 남성복 디자이너’로 출발한 고태용은 이제 어엿한 서울의 ‘베테랑 남성복 디자이너’가 되었다.

인디밴드 ‘잔나비’가 부른 서정적인 곡, ‘서머(Summer)’가 깔리면서, 곡의 부제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와 어울리는 소년과 청년들이 차분히, 나긋나긋한 걸음으로 챙을 변형한 파나마 모자를 쓴 채 무대 뒤를 향했다.


비욘드클로젯은 ‘동시대’를 넘어선 새로운 도전의 ‘클래식’을 만들고 있었다.

한편, 이날 이종석, 박시연, 권현빈, 차학연 등 평소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해온 셀럽들이 참석, 런웨이를 관람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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