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아티스트] 데님 앞치마를 만드는 남자, 인디헤어 더 스타일 살롱 ‘소요산’ 원장

2018-07-16 13:02 말하다



[투비스 김지나 기자] 소요산,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독특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준 본명이다. 그가 운영하는 헤어샵은 인디헤어 더 스타일, 인디란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약자로, '독립'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도 그렇듯 과감하고 독특하고 획기적인 사람이었다.

“인디헤어 더 스타일은 individual hair의 약자로 개인적인 공간, 개인적인 시술을 의미한다. 디자이너와 고객은 1:1로 만나야 한다. 인디헤어는 모든 디자이너가 1인 샬롱 원장의 입장으로 고객을 맞이한다. 처음 시술부터 마무리까지 고객에게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부담 없는 가격과 고급제품으로 고객의 니즈를 맞추고 디자이너의 삶의 안정, 역시 포커스를 맞춘 공간이다.”

자신감 넘치는 또렷한 어조로 자신의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는 소요산원장은 지금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빨리 가는 만큼 놓치는 것도 많을 수 있으므로 기본을 튼튼하게 만들어 잘 다지고 더 성장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그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치과기공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오로지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욕심 하나로 아쉬움 없이 다 버리고 헤어지다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헤어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건 순전히 미용이 좋아서였다.

틀을 찍어내는 치과기공의 길이 지루해서 일찌감치 포기한 그는 자유로운 길을 선택했고,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자신의 1인 살롱을 오픈한다. 그 후 1인샵 공동시스템인 인디헤어 왕십리점을 오픈했고, 2016년에는 분당지역으로 확장도 했다. 그리고 2017년 헤어디자이너와 패션디자이너가 함께 만드는 데님 앞치마 모즈밤(MODS BOMB)을 론칭했다.


일찍 시작한 미용의 길은 그에게 시련도 일찍 안겨주었다. 26살에 자신의 살롱을 오픈한 그는 고객과 1;1로 만나는 시간이 즐거웠다. 27살에 현재운영하고 있는 살롱을 오픈하며 그에게 동업자라는 개념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그러나 직원들간의 불화는 그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마케팅과 교육 뿐 아니라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단순히 일이 좋아서 한다고 다 해결되는 것임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시 시작했다. 경영을 배우려고 회사경험도 해보고 싶었다. 교육에 대한 열정도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장 적절한 회사를 선택하게 되었고 함께 하게 되었다. 그것이 프랜차이즈 살롱이었고, 분당에 2호점을 오픈하게 되었다.

“경영마인드는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함께 하는 동업자들과 호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래도록 함께 가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디자이너들이 연속성 있게, 안정적으로, 같이 쉬고 같이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매출상승의 에너지가 솟아난다.”

그는 헤어샵의 본질은 특성화된 기술력이 주는 차별성과 파트너들과의 단합력을 기반으로 한 연속성이라고 했다.

“상권이 좋아야 미용실이 잘된다는 말은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디헤어 더 스타일은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상권에서 연간 역대의 수익을 내는 실속으로 경영하고 있다. 상권이 좋으면 유동인구가 많고 그에 따라 초기 투자비용이 올라가게 되는 건 당연하고 유지비용자체도 높아지기 때문에 경영적인 차원에서 본질에 집중하는게 어려워진다. ”

그가 운영하는 인디헤어는 살롱과 차별화된 시술메뉴인 자체개발 아이롱펌과 디자인펌의 공식화된 기술력으로 고객만족을 높이고 있다. 소요산 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합인데, 이 단합력은 직원들의 안정된 심리상태에서 나온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매장의 전체직원이 5일근무로 똑같이 일하고 같은 날 쉬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는 살롱의 컨셉과 매뉴얼이 아무리 좋아도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없다면 성공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수머리, 붙임머리, 바버스타일, 비달사순교육, 아이롱 교육까지 차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잘 가르치는 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그는 미용에 관련한 기술은 물론, 영상편집, 포토샵, 마케팅, 경영방식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수가 없기에 차근차근 공부하고 배우며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나도 많은 미용인들처럼 다른 미용실과 비교하여 따라하는 방식의 미용과 경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느낀 게 많다.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 데로 하는 것이 정답인 듯 하다. “


디자인 분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그를 또 다른 길로 인도한다. 영국 사순에 갔을 때 디자이너들이 앞치마를 입고 일하는 것이 멋있어 보였다. 우리만의 스타일로 디자인하고 만들고 싶었다. 여러 고민과 생각 끝에 패션 디자이너 친구와 함께 앞치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헤어디자이너가 사용하기에 가장 편안하고 효율적인 디자인으로,

“3년 전 영국 비달사순 아카데미에 갔다. 영국 거리를 다니며 많은 샵들을 눈 여겨 봤는데, 매장에서 데님 앞치마를 입은 스타일리스트들을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들어와서 원단에 대해 공부하고 제작방식과 디자인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서 제품을 출시했다.”

그가 만든 앞치마는 무게와 밸런스에 디자인 중심을 두었다. 미용인들이 사용하는 앞치마이므로 손목각도나 장비, 손의 움직임과 가위 사이즈에 맞게 디자인과 소재를 선정했다. 자주세탁해도 쉽게 상하지 않는 소재인 데님에 방수기능을 더하고 라인별로 디자인해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요즘은 앞치마를 입은 남자로 유투브도 시작했다. 자신이 디자인한 앞치마를 직접 입고 고객과 만남의 시간을 편안하게 영상으로 작업하는 것이다.

“열심히 연구해서 만든 앞치마라서 그런지 반응이 너무 좋다. 헤어디자이너로써 꼭 다른 디자인 영역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반응이 좋아 기분 좋게 즐기며 일하고 있다. 패션을 디자인에 입히는 앞치마에 트렌드가 입혀져 10년 후에는 내가 영감을 얻어온 영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헤어디자이너로써의 본분을 잃지 않고 있는 그는 하나의 방향을 정하고 옳다고 생각되면 믿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그는 헤어 뷔페샵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 사진=따뜻한 느낌의 우드와 차가운 느낌의 철판을 이용한 살롱 내부의 모습

“헤어뷔페샵을 만들고 싶다.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다. 현재 일부 시행중인데, 전체적으로 코스트와 객단가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앞으로 좀 더 보강하고 메뉴얼화해서 시스템화 하고 싶다. ”

헤어뷔페란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만든 시스템으로 고객이 살롱에 와서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메뉴를 골라 더 저렴하고 만족스러운 시술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고 움직여야 행복한 사람,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길 때 가장 기분 좋은 사람인 소요산원장은 처음 미용을 시작하고 자신의 목적이 하나하나 이뤄질 때는 미용을 시작했던 청담동으로 회귀하는 것이 최종 꿈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헤어디자이너와 패션디자이너가 함께 만드는 앞치마의 사업도 더 확장시켜야 하고, 새롭게 시작한 유투버로 헤어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널리 알리는 것이 또 다른 도전이며 목표이기 때문이다.

“많은 후배들이 꿈을 꾼다. 그 꿈은 옳고 그른게 없다. 누구에게나 희망이고 아름다운 목표이기 때문이다. 앞선 선배들의 길도 아름답지만 너무 기성세대를 따르지 말고 존중은 하되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란다.”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일찍 시작한 미용선배로써 후배들에게도 사랑스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tubth@tubth.com '무단 전재 배포 금지'

Hot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