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인터뷰]대세 아티스트② 가족공예가 강인종-임형찬 대표 "모든 것은 진정성"

2018-05-11 19:12 말하다

▲ 박은비 기자


[투비스 류이나 기자]"한땀한땀 장인이 만든" SBS '시크릿 가든' 현빈의 유행어다. 이 대사처럼 가죽을 한땀한땀 정성의 손길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앰퍼샌드 클래식 강기종, 임형찬 대표. 앰퍼샌드는 기호&의 이름으로, 무언가와 무언가를 연결해주는 뜻으로 사용된다. 앰퍼샌드 클래식 강기종, 임형찬 대표는 공들여 만든 가죽제품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 받는 사람에게 전해기질 바란다는 뜻으로, 오늘도 누군가를 위해 거칠고, 혹은 섬세하게 가죽을 만지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강인종, 임형찬 대표는 원래 가죽공예를 하던 사람들이 아니다. 강인종 대표는 카지노 딜러 출신이고, 임형찬 대표는 모션 그래픽 관련 일을 했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은 같은 동네주민에서 2013년 가죽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함께 하게 됐다. 이태원 우사단길에 '앰퍼샌드 레더'라는 작은 공방으로 '앰퍼샌드 클래식'의 역사 테이프를 끊었다.

"가죽공예를 단순하게 취미로 시작했다. 따로 배울 시간이 없어서 혼자 독학해 7년 동안 만들고 있었다. 남들이 봤을 때 멋있지만 살 필요는 없고 쓸데 없는 물건을 만들고 있었다.(웃음)"(강인종)

"처음에는 우리끼리 만나서 작업실에서 가죽공예를 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오고가면서 수업, 수선 등을 부탁하셨다. 그 때는 봐서 할 수 있는 건 무료로 수선해드렸다. 수강문의도 많이 들어왔다. 작업실 운영 이후 6개월 후 가죽 공방을 오픈하게 됐다."

2년 동안 가죽공예 수강과 동시에 앰퍼샌드 클래식이라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가죽 제품을 론칭했다.

"앰퍼샌드 가죽공방은 특별한 목표를 세워 탄생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한단계 한단계 수순을 밟으며 성장하고 있다."

카지노 딜러와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가 가죽공예를 자기 삶으로 삼게 된 계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바이크를 타다보니 관련 가죽 제품을 직접 만들었다. 어디서 배운건 아니고 독학으로 시작했다. 카지노는 24시간 문을 닫지 않고 3교대로 근무하다보니 학원을 다닐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오토바이에 가방은 달고 싶고, 정보는 없고, 발품 팔아서 스스로 만들다보니 가죽공예의 매력에 빠졌다."

"그 동안 눈으로 보이는 디자인을 하다가 처음으로 만져지는 제품의 디자인을 한거다. 부모님에게 제가 디자인한 제품을 보여드렸을 때 반응이 좋았다. 그 전에는 보여드려도 감흥이 없으셨다. '가죽공예 디자인을 을 해야겠다'라고 마음 먹은게 아니고, 제품 디자인을 원했고 처음 접한 것이 가죽이었다."(임형찬)

▲ 박은비 기자


강인종 대표는 오토바이 타기를 좋아하고 투박한 스타일이라면, 임형찬 대표는 보다 꼼꼼하게 디자인 하고 가죽도 섬세하게 다룬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두 사람은 앰퍼샌드 클래식을 운영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우리는 겉으로만 봐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임 대표는 너무 정직하고 열심히 한다. 서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분배했다. 일을 함께 하다보면 서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겠지만 믿고 맡긴다. 신뢰를 바탕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강인종)

앰퍼샌드 클래식의 브랜드 가치관은 '가죽 다운 가죽'이다. 자연스럽고 가죽 다운 가죽으로, 재료가 가지고 있는 본질의 느낌을 살려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을 중요시한다. 마치 자연과 사람처럼 시간이 지나도 성숙해져 멋스러워지는 것 같이 말이다. 또한 모든 제품은 직접 손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히 부를 위해 가죽공예를 시작했다면 공장에 진작에 맡기면 될 일이다.

"앰퍼샌드 클래식은 천연가죽을 기반으로 한다. 가죽은 완벽한 소재가 아니다. 최고급 소재지만 비싸고 물이 젖으면 곰팡이가 피고 갈라지기도 한다. 천연가죽을 쓰며 가죽으로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투박해보일 수 잇지만 가죽의 성질을 잃지 않도록 최소한을 지켜 만들어나가고 있다."(강인종)

"손으로 만드는 것이 완벽한 제품은 아니다. 느리고 제품마다 바느질 땀의 객수, 마감의 정도, 장식선의 두께 등이 다 다르다. 미세하지만 기계처럼 일정한 힘과 치수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관적으로 똑같은 제품 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며 자연스러운 매력이 묻어나갈 바란다."(임형찬)

▲ 박은비 기자


앰퍼샌드 클래식은 현재 선물을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와 혼자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정규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가죽공예 하는 방법을 알고, 직접 만들어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가죽제품을 얻어간다. 특히 많은 커스텀 경험의 강인종 작가의 기술과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수강생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반면 강인종, 임형찬 대표는 함께하는 사람들로부터 또 한 번의 즐거움을 얻는다.

"가죽공예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란걸 알았다. 클래스를 진행하다보니 느끼게 된 건 선물을 만드는 이의 마음과 만드는 자체에 대한 즐거움이다. 기술을 가르치는 것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 앰퍼샌드 가죽공방의 장점이다. 현재 소소한 선물을 만드는 원데이클래스와 혼자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정규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좋아한다는 이유로 점점 빠져들어 업으로 삼은 앰퍼샌드 클래식 강인종, 임형찬 대표. 가죽공방을 운영하면서 암초를 만날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초심을 잃지 말고 정진해나가고 있다. 앰퍼샌드 클래식을 찾는 사람들이 만족하고 기뻐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핸드메이드란 자부심과 진정성이 마음 속에 피어오른다. '가죽공예가'는 이제 직업이 아니라 이들에게 삶 그 자체로 스며들었다.

"한단계 한단계 걸어가다보니 가죽공방 사이에서 미약하나마나 이름을 알리게 됐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다가왔다. 오르면 오를 수록 계단의 크기도 커졌다. 다음계단을 오를지 말지 선택해야 했지만 우리는 초심을 잊지 않기로 했다. 우리의 제품을 구매해주는 분들과 선물을 드리는 마음으로 받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며 만들고 포장한다. 정성스럽게 만든 제품을 받을 때 만족해하는 분들의 모습을 자주 상상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우리가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다."(임형찬)

"어렸을 때 '초원의 집'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었다. 웨스턴 서부를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인데 단 한 장면만 기억하고 있다. 소화마비인 어린 아이가 친구들과 뛰어놀지 못하자 구둣방 할아버지가 신발 한쪽을 높게 만들어줘서 함께 뛰어노는 장면이다. 아직도 머릿 속에 남아있다. 가죽공예를 한다는 목적보다 지금은 내 삶이다."(강인종)

앰퍼샌드 클래식의 다음 페이지는 어떤 모습일까. 두 사람은 거창한 꿈 보다는 자신들의 손길에서 탄생한 앰퍼샌드 클래식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길 바랐다.

"앰퍼샌드의 다음 계단은 대량의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면서도 기쁨과 만족감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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